참치캔을 열어 같은 방식으로 재료를 준비했는데, 손끝에 남는 질감이 다르다는 운영자의 이야기가 있었다. 그는 캔에 적힌 구분에 따라 내용물의 상태가 달라 보였고, 한쪽은 더 질게 느껴졌다고 했다.
같은 메뉴를 만들 때는 재료 이름이 같으면 투입량도 같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. 하지만 조리대에서 중요한 것은 캔에 적힌 무게만이 아니다. 기름이나 물기를 덜어낸 뒤 실제로 쓸 수 있는 양, 섞었을 때의 질감도 한 접시에 남는다.
그 운영자는 내용물의 상태에 맞춰 중량을 조절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. 다만 그의 감각과 제안만으로 제조사나 로트에 차이가 있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. 제품 표기, 보관 상태, 물기를 빼는 방식 중 무엇이 달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.
내게 더 오래 남는 장면은 숫자를 고치기 전의 잠깐이다. 평소처럼 한 캔을 쓰려다가 질감이 달라 보이면, 레시피를 바로 바꾸기보다 받은 제품의 표시와 같은 방식으로 손질한 뒤의 상태를 나란히 살펴볼 수 있다. 저울에 올리는 시점이 매번 다르면 재료 차이와 작업 차이가 뒤섞인다.
한 번의 차이를 모든 납품분에 적용할 수는 없다. 반복해서 다른 상태가 보일 때 비로소 공급처와 입고 시점, 실제 사용량을 함께 놓고 물어볼 근거가 생긴다. 지금 확인된 것은 한 운영자가 느낀 차이까지다.
레시피 종이에는 같은 재료 한 줄이 적혀 있어도, 조리대에서는 그 한 줄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날이 있다. 캔을 연 뒤 바로 넣기 전에 잠깐 멈추는 손이 그 차이를 먼저 알아챌지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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